축구
뜨거운 대구·경북, 고민 많은 수도권… 3분의 1 지난 K리그 순위 판도
수도권은 내려가고 대구·경북은 올라온다. 올 시즌 초반,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순위 판도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며 엎치락 뒤치락 '양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위권 순위 싸움도 덩달아 뜨겁다. 3위부터 5위까지 승점 1~2점 차라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데 지리적으로 인접한 대구·경북 지역 팀들이 그 중심에 있다. 5월 개막 후 한 달 동안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으로 주춤하는 듯 했던 대구 FC가 6월 5경기 무패(4승1무)로 단숨에 치고 올라왔고, 전통의 명가 포항 스틸러스도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 군팀 상주 상무도 복병으로 등장했다. 올 시즌 성적에 관계없이 연고지 협약 종료로 인해 다음 시즌부터 K리그2에서 시작하게 되는 상황이라 동기 부여가 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상위권을 지켜내는 중이다. 전체적으로 지방 구단, 특히 경상권 구단들의 강세가 돋보이는 가운데 수도권 팀들이 부진한 것도 대비가 되고 있다. 매 시즌 최소 번갈아 가면서라도 상위권을 지키던 FC 서울과 수원 삼성이 동반으로 부진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당장 두 팀 모두 다음 10라운드 '슈퍼매치'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무패로 돌풍을 일으켰던 성남 FC는 9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1-1로 비기면서 힘겹게 4연패에서 벗어났으나 여전히 하위권이다. 팀 최다 7연패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는 리그 유일의 무승팀(2무7패)으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외국인 선수들을 포함해 선수단의 잇단 부상 악재가 겹치면서 부진에 빠진 인천은 임완섭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올 시즌 사령탑 교체 1호 팀이 될 상황에 처했다. 올 시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지금의 순위 판도는 매우 중요하다. 예년 같았다면 아직 시즌 초반이라 얼마든지 반등할 기회가 있었겠지만 올 시즌은 이제 겨우 9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어느새 벌써 정규리그 일정 3분의 1이 끝나 버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리그 경기 수가 기존 38경기에서 27경기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시즌 중후반부터 살아나던 '슬로우 스타터' 팀들에는 불리한 환경이다. 승점 쌓을 기회가 줄어든 만큼 초반 성적은 매우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 승점 3점이 귀중한 시즌인 만큼, 초반부터 치고 올라와 뚜렷하게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경상권 팀들의 기세에 비해 좀처럼 반등의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수도권 팀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추가 선수 등록 기간 동안 전력을 보강하고 팀 분위기를 바꿔 순위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빠른 시간 내로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강등의 위협을 피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6.29 06:01